거울명상7 그 일이 있고 나서..

지난번 사건에서 나의 깊은 수치심이 건드려졌고, 너무너무 힘이 들었다. 내가 생각지 못한 사건이었고, 너무 많이 올라오는 수치심에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였다. 그래서 거울 명상에 대한 유튜브를 이것, 저것 보게 되었는데..

일어나야 할 일이었다.

유튜브의 여러 내용들을 들어보니, 처음에 거울명상을 시작하면 나처럼 별다른 감정을 못 느낄 수가 있는데, 거울 명상을 자꾸 하다 보면, 무의식이 열리고, 이전보다 감정을 자주, 많이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내가 그랬다. 처음에 별 느낌이 없었지만, 약간씩 얼굴이 일그러지고, 그러면서 조금씩 시원해지고, 부드러워져서 아주 열심히는 아니지만, 꾸준히 조금씩 해오던 터였다.

그러다가,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기도 했고, 괜찮아졌다가 얼마전에는 벌레에 물리지도 않았는데, 크게 물린 것처럼 살이 부었었다. 이런 몸에 대한 가려움은 주로 수치심이 빠져나갈 때 반응이라고 한다. 그래서 수치심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나는 풀린 게 아닌가 생각했는데..

근데, 요즘 들어 너무너무 화가 많이 나고, 욕도 많이 나왔다. 이 사건이 터진 것도 주체할수가 없어서 참았어야 했는데 터뜨린 것이었다.

 

 

 

그러다가

그렇게 약간, 약간씩 건드려주다가 깊이 박혀 있는 감정들이 해소되기 위해 그런 일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 인생 자체가 그러한 감정들을 풀어주기 위해 이미 설계된 대로 흘러간다는 것이다. 나는 이 이야기를 처음 듣고 소름이 끼쳤다. 아.. 그래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구나..라는 생각에 감탄스럽기까지 했다.. 처음에는 가볍게.. 그러면서 점점 더 깊게 해소될 수 있도록 사건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요번 일을 통해서

그 일이 닥쳤을때는 너무너무 힘들었지만, 힘든 감정을 아주 깊이 느껴주면서 많이 울었다. 그리고 나의 내면 아이를 위로해줬다. 이런 일을 겪었을 때는 이런 감정을 처음 느꼈던 어린 시절의 사건을 떠올려보라고 한다. 그래서 그 어린아이를 안아주고 위로해주고, 그 당시 느꼈던 생생한 감정을 다시 꺼내 느껴줘야 한다고 한다. 나에게도 한 가지 사건이 생생히 떠올랐고, 그 당시 내가 어려서 무방비로 당했던 어려움과 수치심을 마음 깊이 느껴주고 위로해주려고 했다.

그 순간에는 어두운 동굴에 있는 것처럼 내내 유튜브만 보거나 누워 있거나 했다. 그렇게 하고 나서, 신기하게 나와 싸웠던 상대와도 자연스럽게 풀어졌다. 상대도 미안해하는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 상대에 대한 연민의 마음도 생겼다. 그 연민의 마음도 같이 느껴주었다. 이렇게 하는 것이구나..

모든 일은, 배우기 위해서는 그 일을 해봐야 아는 것 같다. 그 일을 겪어내고 나서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ㆍ 거울명상에 대해서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또 한 뼘 성장하게 되는 것 같다.

 

 

거울명상6 도루아미 타불이 된 느낌이다.